내삶의 로또당첨!!/가슴에 품은 고냥이들..

울지않는 고양이...줄무늬(1)

=^ . ^= 2010. 7. 21. 14:53

 

 

 

 

 

 

 

 

 

 

 

 

 

 

 

 

저에겐 울지 않던 ..이젠 제가슴 속에서만 갸르릉거리며 우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 고양이를 이야기하려합니다.

그 아이를 이야기하기전에 한 사건에 대해 먼저 말씀드릴께요.

그 일이  안 일어났다면 어쩜 저는 고양이들과 지금까지의 인연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일부터 말씀드리지요..

....

 

제가 제일 처음 품에 안은 고양이는 다 죽어가는 노란 줄무늬가 누더기로(제눈엔 그렇게 보였거든요..)있던 아이였습니다.

그 날은 지금의 작업실에 제가 먼저 몇달을 지내다가 나중에 멍멍이들을 데리고 온 지 이틀째..

그 날....해피가 줄을 끊고 가출을 한 사건이 생겼습니다.아마도 불안했었나 봅니다.몇달 만에 만났는데,새집은 우당탕 공사 중..이고..

방에 가둬두었은데 줄을 끊고 절 찾으러 절 쫒아나갔답니다..(근데 왜 다른 녀석 끈까지 지가 끊냐고~영화찍어?ㅠ.ㅠ)

조카가 자기가 문을 열어놔서 피랑 뭉치,찡찡이가 이모를 쫒아 나간거라며 놀라서 해피를 찾아다니다가 줏어온 고양이입니다.

기운이 하나도 없고..힘없이 우는 빼빼마른 아기 고양이..그러니,다섯살짜리 아이의 손에 얌전히 잡혀 있었겠죠..

조카는 울먹이며 미안한 얼굴로 해피대신 이 고양이를 키워주면 안돼냐며..

"이 고양이 애긴데..어떡해..이모..?"

..

그날 저녁부터 해피들어왔냐며 조카와 언니는 전화를 했습니다.

..

해피를 잃고 다 죽어가는 주먹만한 고양이를 얻고..

.. 

조카의 미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도 꼭 찾아야 했습니다.

 

당장 전단지 200장을 프린트하고 고양이를 안고 동물병원을 오가면서 붙이고 정신줄 놓은 여자처럼 해피를 부르고 다녔습니다.

한숨도 못자고 밤낮으로 전단지를 붙이고 온 동네를 헤메고 다닌지 이틀째 돼던 날,

(길거리의 전봇대나 아파트 단지에는 별로 보는 사람도 없고 매일 치우더군요.동물병원 의사선생님의 응원이 힘이 되긴 했어요.

음식배달하는 총각이나 아저씨께 부탁하고 버스정류장이랑 지하철 입구에 붙이니 그제사 연락이 오더군요.)

허탕치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오다가 ... 버스정류장에서 사례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정말 돈을 주냐며 확인전화가 ...

줄 끊고 달아난 강아지가 확실하다며..자신들이 키우려고 병원도 다녀왔다고 병원비 삼만원까지 달라며..

잃너버리리기 전날 미용을 했는데 미용한 사진이 없어 끊어진 끈이 하네스 등에 붙은 모양으로 그림을 그려서 전단지를 만들었거든요.

암튼 삼일 만에 그렇게 해피십.팔.만.원짜리..

미.키.마.우.스 .끈. 민.소.매 티.셔.츠.하.나 얻어 입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삼일동안 다 죽어가던 노랭 누더기는 순돌이라는 이름을 얻고 매일 매일을 병원을 다니며 구사일생으로 버텨나갔습니다.

사실 순돌이 원래 이름은 금순돈..처럼 변함없이 돼지처럼아프지말라고..해피를 찾은 기념으로 순돈이라 이름을 언니가 지었건만..

순~돈덩어리였습니다..ㅠ.ㅠ정말 이름처럼 그때 제 몸무게 정도의 금값을 병원비로..ㅠ.ㅠ

그래서 순돌로 개명아닌 개명을 돌처럼 단단하라는..역시 이름은 잘 지어야해요..

 

그러길 5일째..같은 동네에 사는 아는 동생이 말하길 언니네 집 주위에 아기 고양이가 또 있다는 겁니다.

전 아뿔싸..엄마가 있는 아이를 데려왔나?아님 아픈 아이를 엄마가 버렸나?..

그런데 엄마냥은 며칠째 보이질 않는다는 겁니다....이건 무슨일...?

그제서야 전,정신을 차리고 밤에 창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부시럭 부시럭..네..뭔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살짝 창문을 열고 보니 고양이가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딱 순돌이만한 ..그래도 둘 다 순돌이보다 통통하니 정말 아기 고양이같았죠.

순돌이는 그때까지도 거죽만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너무나 예쁜 검은 줄무늬였고 다른 한 아이는 검은 점이 귀를 덮고 등판을 덮은 몸에 절반이 점인 아이였죠.

그래서 그 둘은 줄무늬반점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처음에는 그 두 고양이도 거두어서 순돌이와 같이 입양을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집에는 이미 개가 세마리나 있고 작업실이다 보니 ..고양이도 방 안에서 길러 본 적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너무 어린 녀석들이라 곧 장마가 시작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었죠.6월이 시작되던 때였거든요.

밥을 어떡해줘야 할지 몰라 고양이 키튼사료를 불려주니  많이 굶었는지 다행이 잘 먹어 주었습니다.

그러길 며칠..

 두 녀석들은 창가 밑 왼쪽에 버려진 소파에 자리를 하고 저에게 밥을 얻어 먹고 ..

조경으로 심어진 창가 앞 대추나무를 놀이터삼아 발톱을 다듬고,타고 올라가 가지사이를 요정처럼 노닐다가 주위를 관찰하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고양이를 곁에 두고 보는지라..

하루 하루가 경이로왔습니다.

 

순돌이줄무늬,반점이..

 몸과 마음이 너무도 힘든 시기에 ..단비처럼 내려와 준 아이들이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고 첫 소낙비가 오고 갠 다음 날,전 큰 맘을 먹고 그 두 녀석을 잡기로 했죠.

열심히 먹고 있는 두 녀석 ,줄무늬는 제법 제 손에 있는 것도 받아먹고 손장난도 쳤거든요..그래서~

정말 순식간에 두 녀석을 잡아서 박스에 담았습니다..그리고 닫으려는 찰라.. 고양이가 그렇게 높이 튀어오를 줄 몰랐습니다..

사방으로 튄 두 녀석은 그 날 다신 소파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날 저녁부터 며칠간 내린 장마비...

 

너무도 제 자신이 한심해서..너무도 걱정이 돼서..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찡찡이가 천둥번개에 혀를 내밀고 경기를 일으켜 숨을 헐떡거려 밤새 안고 얼를때면 더욱 그 두 녀석이 걱정이 돼더군요..

방안에 아픈 녀석을 두고 나가 볼 수도 없고..

 

며칠 뒤 해가 보이고 전 창문에 턱을 괴고 두 녀석이 와 주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다신 놀래키지 않을께..미안해..제발 밥 먹으러 와주라..그렇게 미안한 하루가 또 지나고..

 

기도가 통한 건지..어디서 용하게 비를 피하고 있다가 나타났습니다..

너무도 감사하고 미안해서 사료를 주러 조심히 다가가니..

 

줄무늬가 이상합니다..자주 옆으로 쓰러지고 머리를 마구 흔들고 중심을 못 잡는 겁니다.

반점이는 예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지고 ..말랐지만 그래도 아파보인지 않더군요..

도망칠때 너무 높이 뛰다가 떨어질때 머리를 다친걸까?어떡하지 ...ㅠ.ㅠ 밥도 제대로 먹질 못하고..

 

그때 저에겐 카메라가 없었습니다.그 흔한 핸드폰 사진기능도 없었구요.

더욱이 동영상촬영은...(그 핸드폰을 여전히 잘 쓰고는 있죠.)그저 동물병원에 가서 열심히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아마도 장마에 열병이나 열감기에 인해 신경손상이 온 것 같다고..거기다가 먹질 못해서 쇠약해져서

더욱 몸을 못 가누고 채머리를 흔들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잘 먹이면 아직 어리니 어느 정도 회복할 수도 있다고..

어미없이 그리앓다가 살아난 것도 기적이라 하시더군요..

 

열심히 영양식에 약을 섞여 먹이니 ..제법 몸이 재지고 머리도 경미하게 흔들더군요..

조심스럽게 대추나무도 탑니다..이제는 저만 보면 두녀석 꼬리세우고 달려옵니다..

 

그런데..줄무늬 이 녀석,입만 뻐끔거립니다..야..줄무늬 너 붕어냐? 왜 입만 벙끗거려~?

반점이는 조금 떨어져서 냐옹 냐옹거리면 밥부터 보자며 다신 만지지는 말라고 제법 섹섹거리까지 하는데..

줄무늬 이 녀석은 내다리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날 올려다보며 연신 버끔대건만..바람빠지는 소리만 들립니다..

너무도 놀라 녀석을 만지려고 하니 펄쩍 뛰며 도망를 가며 크게 입을 벌려 뭐라고 내게 말하지만 울음소리가 울리지 않습니다..

 

줄무늬 ..목숨대신 열병에게 목소리를 내주었나 봅니다..

 

그래..세상엔 공짜가 없다지만..참..왜 난 세상은 공평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걸까..

 

줄무늬..혼자 참 힘들게 이겨냈구나..고맙다..미안하다..그때 정말 너를 잡았어야 했는데..

 

 

................................................................. 계속...............................................................................

 

지금의 위에 사진 속 부엉이가 그때의 줄무늬와 많이 닮았습니다..줄무늬는 양말을 신지 않았지만요..

줄무늬의 뛰놀던 사진이 없는 관계로..부엉이 사진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