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삶의 로또당첨!!/창가의 고양이들..

'나는 어미다'-(지붕 위의 길냥이 시도네 식구)

=^ . ^= 2011. 5. 17. 10:06

나는 어미다

지난 주는 흐린 날씨와 컨디션이 안 좋은 관계로 부득히 야식배달과

낮에 어미냥들의 중간 경단식을 두어번 빠드린 적이 있었다.

방안에 앉아서 원망스런 빗소리와 요란스런 바람소리

사이로 간간히 아득히 들리는 고양이소리에

맘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나마 똘망이는 작년처럼 천정에 새끼를 낳아서

열심히 우다다연습 중이었다.

다만 육아를 하느라 말라가는 시도가 걱정이다.

작년에 반점이와 이사를 나간뒤 요번에도 다른 곳에 출산을 했는지,밤에만 보인다.

반점이도 없는 지금..시도는 무척 힘들어보인다..

그런 시도가..일을 냈다..

 

5월11일저녁..마루가 아닌 마당쪽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서  삼순네 식구 중 하나가 나간 줄 알고 마당을 보니 아무냥도 없는데..

혹시 하고 옆집 지붕위를 보니,시도가 열심히 날보고 울고 있다..!

 

그리곤...지붕 천막 안에서 아가냥들을 불러 나오는 게 아닌가..?

설마 저기서 출산을 하진 않았을테고,저 천막은 덮은 지 얼마되지 않았으므로..

기특하게도 그간 비바람을 옆집 지붕에 비새지 말라고 3주전 쯤에 덮어둔 천막에서 피하고 있었나보다.

지붕 위로 이사를 어찌 왔는지...순간..엉? 그럼 우리 천정에서 출산을 한게 똘망이가 아니라,시도인가?

아닌데..분명히 저번 주에 밖으로 뚫린 외벽 천정에서 똘망이 얼굴과 귀를 봤는데..

암튼 대단한 엄마..시도다..

 

마루에 쪼르르 나와서 지켜보는 삼순이네 냥이들..뭐라 뭐라하는 삼순이를 번갈아 본다.

(왼쪽부터,환이,진이,콩이,준이)

꼼짝않고 주시하는 삼순이의 뒷모습이...옛날 생각이 나는 걸까?

삼순이도 오래 전 저 지붕 위에서 만삭의 배을 한채,24시간 날 스토커하며 울어댔는데..

견디다 못해..끌어 안고 내려왔다..그리고 약 3주 뒤 이 마루에서 출산을 했다.

캔을 담아서 지붕 위로 주자..허겁지겁 ..아가냥들은 다시 천막 속으로..숨고..

열심히 먹다가 허공을 주시하더니..한 덩어리를 물고 사라진다.

그렇지..냄새를 맡고 똘망이가 왔다.

둘을 싸우지는 않지만 서열이 똘망이가 위다. 그도 그럴것이 똘망이는 아주 애기때 어미가 나에게 부탁한 아이기에..

이곳은 똘망이 영역이다.후에 개월수가 비슷한 어린 시도가 사료 동냥을 하러 온 걸 반점아저씨가 받아줘서 같이 급식을 해오고 있다.

그러니 싸우지 않고 음식을 나누는 게 어딘가..그저 고맙다.

똘망이도 먹다 말고 우리집 지붕을 본다..자기 새끼소리가 들린건가..?

 

그렇게..시도의 아가들을  보게 되었다.

 

 

다음날..혹시나 하는 맘에 아침 일찍 순정이가 먹는 불린 사료를 경단으로 만들어서 지붕에 놓아 두려고 나왔다.

그러자..쪼르르 냄새맡고 나오는 꼬맹이들...

허겁지겁 먹는 아깽이들..물받이 홈통으로 사료가 떨어지고 ..아쉬워하는 녀석..

어미가 부르자 먹다말고..후다닥...시도의..서슬이 퍼렀다.

내 애들에게 뭐했어!!하는 듯하다..밥줬다..시도야..

엄마가 별말이 없자..다시 우다다 내려와서 열심히 먹는다.

우씨이~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네..쩝..저거 내가 먹던 건데..쩝..

사료가 떨어진 홈통에까지 들어가서 열심히 먹더니..아쉬운 듯 날 본다..이따 또 줄께..갑자기 많이 먹으면 배탈나..

그나저나..아기들이 다섯이나 되니..어미는 물론 아기들도 살이 부실하다.

그래도 이놈 저놈 살펴보니 눈꼽하나없이 깨끗한게 아픈 녀석들은 없는 거 같다.

어린 자식들이 다 먹고 난뒤..설것이하듯 먹고 있는 시도..담번엔 넉넉히 줄께..

뭐 쫌 먹었다고..자리잡고 그루밍 삼매경 중..

비록 배부르게 먹진 못했지만 온 식구,한가로이 그루밍과 지붕 위를 산책 중..

시도가 이렇게 그루밍하는 모습..참 오랜만이다..

기특한 시도..